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6. 11. 16:43


절판되었다가 재출간된 차일드44.

영화화도 되었고,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극찬했다고 하는 책이라 예전에 사놓긴 했지만 정리하다보니 구석에 몰려 잊고 지내다 최근에야 읽었다.  읽으면서 왜 인기가 많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재출간을 그토록 바라고 또 바랬는지 알것 같았다.


1933년 우크라이나 대기근을 배경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모든 사람이 굶주린 마을 한가운데 마른 고양이 한마리가 출몰하고 그 고양이를 잡으러 파벨과 안드레아 형제가 산속으로 간다.  고양이 사냥은 성공했지만 파벨에게 정체모를 한 남자가 등장하면서 20년 후로 배경은 바뀐다.

소비에트 연방의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능력있는 MGB요원 레오가 등장한다.  레오는 상부의 지시로 아카디라는 소년의 죽음 의혹에 대해 유가족에게 사고였음을 이야기하며 살인에 대해 배제를 한다.  그것은 스탈린의 정책 완벽한 국가에게는 범죄란 없다라는 것이다.  살인이나 범죄의 의혹을 가진자는 조국에 반기를 든자라고 보는 레오는 아카디의 아버지 표도르에게 입단속을 시키며 그의 주장으로 일축시킨다.  레오는 이런 방법이 자기가 조국을 사랑하고 자기가 옳은길을 걷는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역자 아나톨리를 구속하는 과정에서 레오는 자신의 신념에 약간 금이 가는것을 느낀다.  명백하게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자백을 강요하는 MGB의 시스템에 조금은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때 레오의 배우자 라이사에 대한 스파이 정보가 당국으로 부터 들어오고 레오는 라이사를 조사하도록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라이사를 고발하는 대신에 약간의 의심을 하지만 그녀는 무죄라 주장한다.  그 일로 인해 레오는 부알스크라는 외딴곳으로 민병대 좌천된다.  그곳에 가서야 레오는 깨닫는다.  자기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모든 관계들이 MGB라는 권력을 쥐고있어서 유지가 되었던 것이었고 그런 관계 자체는 거짓이었다는것을.  그것은 라이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민병대로 부알스크에 있으며 레오는 한 소녀의 시신을 발견하게되고 그 소녀의 살인용의자로 정신병자인 발렘이 지목된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 본 아카디의 시신과 소녀의 시신의 공통점이 레오에게는 발렘이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를 시작으로 레오는 살인사건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부알스크외에도 철도를 따라 수많은 어린아이들이 살인이 되었다는 여러 증거가 포착되고 총 살인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은 44명으로 추려진다.

하지만 당국에서는 이 사건을 단순 범행으로 치부해버리고 더이상의 조사는 못하도록 막는다.

끈기의 사나이 레오에게 당국의 방해따위는 개나줘버리고 이 일을 계기로 라이사와는 인간적으로 끈끈해지게 되며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레오가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레오의 과거가 밝혀진다.  그것은 한남자에 의해 사라졌던 파벨이다.  그 남자는 레오의 아버지였으며 자기 아들을 살리려고 파벨을 납치했고 파벨을 죽여 아들에게 먹이려했으나 이미 아들은 죽어있어서 아이러니하게도 파벨이 살 수 있었던 것이다.  파벨은 납치과정중 뇌진탕으로 잠시 기억을 잃고 그의 아들이 되었고, 그렇게 파벨이라는 이름을 지운채 레오라는 그들의 아들로 살아왔던 것이다.

살인사건의 범인의 실체에 가까워진 레오는 잊었던 과거와 맞딱드리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이름이 파벨이라는 것과 범인이 자신의 동생 안드레아였던것.  안드레아는 파벨이 살아있다는것을 알고 끊임없이 파벨을 찾으려고 파벨을 부르려고 어렸을때 사냥했던 방법으로 어린아이들을 사냥해왔던것.  그의 계획대로 그의 형은 그를 찾아왔고 그렇게 그의 형의 손으로 그는 죽음을 맞는다.

이 사건 해결을 바탕으로 삼아 레오는 다시 모스크바로 올라가게 되고 거기서 MGB가 아닌 형사로 일하게 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단순 줄거리만 보면 그렇게 스릴러 소설로써의 매리트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레오가 몸 담고있는 조직의 실태와 그의 배경들이 단순 장르소설을 넘어서 사회적인 요소도 있어서 오히려 이 소설이 좋았다.  스탈린 독재하의 모스크바 배경들과 사람들의 경계심들이 마냥 다른 나라의 과거라고 하기에는 와닿는 부분도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도 저렇게 독재정권치하에 있으며 사상을 검열받고 누군가를 만나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남양동으로 끌려가고 안기부에 끌려가던 시절이 있지 않았나.  

이 책은 시리즈로 내가 읽은건 1권이다. 2권과 3권도 있다.  형사로서의 레오의 활약. 2권에서는 과거 레오로 인해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읽지않을것이다.  나의 레오는 매력적이고 능력이있는 남자로 기억되고 싶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특히 3권의 중년의 레오는 눈물없이 읽을 수가 없다고해서 차일드44는 여기서 접기로 했다.  

단순 재미를 떠나 러시아의 과거사를 함께 읽은 기분이라 읽는 내내 유익하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다음에 또 만나자.  차일드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