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6. 21. 02:00



페미니즘의 입문서와 같은 책이다.  스웨덴에서는 성평등 필독서로 쓰인다고하니 이 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인듯 하다.  나에게는 말그대로 페미니즘의 입문서로 읽은 책이다.  예전에 읽었는데 그떄 과음후 읽었던 책이라 큰 맥락이나 종종 생각나는 문장은 있었는데 뒷부분이 말 그대로 읽을땐 잘 읽었으나 기억에 남은게 없어서 다시 읽었다.  (음주 후 공부가 할땐 그렇게 잘 되다가 술 깨면 기억안나는것 처럼)

이 책을 그렇게 읽고 페미니즘 관련된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해야한다고하면 악어프로젝트와 더불어 추천하는 책이다.(이갈리아의 딸들은 실패함)

그 이유는 일단 얇다.  너무 두껍고 복잡하고 어려우면 사람들이 쉽게 읽지도 못하고 거부감부터 갖기때문에 얇다는 장점과 실제로 작가가 강연할때 말한 내용을 토대로 출판한 책이기때문에 구어체이다.(번역만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읽는 내내 특별히 어려움이나 막힘 없이 읽을 수 있고 페미니즘의 목적과 방향성 그리고 왜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하는지, 특히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당신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한다고 말을 한다. 

그녀가 말하는 바탕에는 과거의 기억속 1등이었지만 반장이 될 수 없었던 학창시절, 늘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부러움을 사던 친웨 아줌마의 이야기를 하며 친근하게 풀어간다.  여성이라는 이름만으로 참야아하고 소극적인 자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문화에서 누구나 다 동등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누구나 다 읽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한 친구 생일선물로 책교환 할때도 이 책을 추천해서 넣어버렸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알게 된 후와 전으로 나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불평등과 차별이 밑바탕으로 깔린것이라고 생각하니 수많은 단어와 사람들의 행동들이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내가 불편하다고 눈감고 모른채 할 수는 없기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공부할 것이다. 

아이에게도 가르칠것이며 남편에게도 이야기해줄것이다.

"너는 여자이니까"라는 말은 무엇에 대해서든 유효한 이유가 아니라고 거부하겠다고.   나의 진실되고 가장 인간적인 자아로 살고자 애쓰겠다고, 하지만 세상의 인정을 구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억지로 변형시키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6. 4. 09:33




제목부터가 시선을 끌어당긴다.  책의 머릿말에서 말하는 것처럼 덕이 후한 감상문이라는 의미라지만, 나에게는 덕후를 이야기하는 책만같다.  부제를 살펴보면 '대중문화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부제로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대략 감이 올 뿐이다.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향한 팬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영화<국제시장>과 <변호인>으로 마무리하는 정치적 이야기.  그리고 개그콘서트의 코너 0<민상토론>에 대해 정치적으로 풀어썼다.  아무의미없이 흘러가는 대중문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심코 보는 드라마에도 환호성을 지르며 보는 연예인의 팬덤에서도 모두 다 저마다의 정치적인 무의식이 담겨있었다. (다만 노무현과 박정희를 두 유령으로 표현하며 동일선상에 놓고 정치적 유령이라고 한 그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노무현의 경우는 그 어떤 지지자도 그의 원한을 풀기위해 정치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정치란 가까운것이다.  멀리하려고해도 어느순간 우리곁에 와있는것이 정치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주는 의미는 특별한다.  대중문화에 있어 정치를 빼 놓을수가 없다.  그쪽이 어느쪽인지 상관없이 어떤 선택을해도 어떤것을 즐겨도 그 사람의 정치적인 배경이라는 생각이다.

이 시대가 원하는 세상이 올까?

나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대중문화와 미디어에 환호성을 지르던 철없던 세대가 지금은 우리의 정치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는 과거의 모습보다 더 밝을것이고 희망적이라고 믿는다.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5. 17. 03:59



캐비닛의 사전적인 정의는 사무용 서류나 물품 따위를 넣어 보관하는 장이라고 한다. 소설 제목처럼 무언갈 보관하고 있는 캐비닛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표지만 보면 굉장히 유쾌한 사연들만 있을것 같다.

100번넘게 낙방하고 힘겹게 들어간 공기업 연구소에서 하릴없이 월급만 타는 생활을 하다가 문득 '13호의 캐비닛'을 발견한다.  거기에 나온 심토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는 권박사의 조수로 일하게 된다.  심토머란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 또 다른 인간의 형태를 의미하는 듯 하다.  손가락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는 사람, 고양이가 되고싶은 사람, 마법사라고 하는 사람, 외계인과 전파교류하는 사람, 몇년간 잠을 자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의 해괴하기도하고 어이없기도 한 심토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여러 심토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은 궁지에 몰린 인간이 방어기제로 나오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나는 심토머들을 실제로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즐겁기도하고 그들 사연과 이야기들이 때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특히 고양이 외에 다른 것에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을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   그래서 꼭 고양이로 변신해야만 하는 그의 사연이나 연구소의 손정은의 직장내에서의 모습은 읽을때 가슴 속에 무언가 묵직함을 느끼게 했다.

오랜만에 읽었던 한국소설이었고 즐거웠다.


우리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이 어느 날 삶의 중심으로 치고 들어와서 정면으로 우리를 노려볼 때가 있다.  우리가 원하건 원치않건 간에 이질적이고 이종적인 것들은 우리 곁에 어슬렁거리고 있다.  우리가 세계라는 복잡한 플라스크 용기 속에서 그들과 함께 버무려져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아름다운 연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우리의 조건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폐허를 가질 용기도, 무책임을 가질 용기도 없어서 우리는 항상 피곤하고 지쳐 있는데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불행은 결코 할부로 오지 않아.  불행은 반드시 일시불로 오지.  그래서 항상 처리하기가 곤란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