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소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5.31 박연선 -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2. 2017.05.18 길리언 플린 - 나는 언제나 옳다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5. 31. 00:04

15년전 한 마을에서 소녀 4명이 실종사건이 일어난다.  그 사건으로 조용하기만 했던 마을은 발칵 뒤집힌다.  하지만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고... 그렇게 기억속에서 잊혀진듯 하며 지낸다.  그러던 중 이 시골에 삼수생 겸 백수인 '강무순'이 아홉모랑이에 낙오(?)가 되며 이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교회 목사님 딸, 조예은

아홉모랑이 종갓집 딸, 유선희

유명한 날나리였던 유미숙

폭력적인 아빠밑에 우울한 가정의 황부영.


도통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 네명의 소녀가 한날 실종이 된것이다.  


풀리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며 각자의 기억 깊은곳에 숨겨둔 이 사건이 '강무순'이 여섯살때 아홉모랑이에서 그린 그림을 찾으며 시작된다.  그저 보물지도라고 생각하며 그림이 가리키는 곳을 찾아갔더니 그곳에서 오래전 묻어놓은 '다임개술'을 꺼내게 되었다.  그 상자엔 젓니, 오각형 모양의 뱃지, 목각인형을 발견하게 된다.  별볼일 없다고 생각했지만 종갓집 꽃돌이를 만나며 하나씩 하나씩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게 된다.  

굉장히 큰 음모가 있을지도 몰라.

시골이라 그럴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지만



그 소녀들은 각자의 사정에 의해 각자 없어진것이다. 

조예은은 동굴이 무너지면서 흙에 파묻혀 실종이 되었고, 유선희는 성폭행 후 임신을 하여 출산을 하고 그 후 사망하게 되어서 실종이 되었고, 유미숙은 그저 엄마아빠 몰래 남자친구 만나러 가려다가 그렇게 되었고, 황부영은 불행한 집을 뒤로 가출을 한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별볼일 없는 일은 아니다.

조예은이 사라진 후 목사님은 딸을 찾아 고아원에 다녀오던 중 사망하였고 그 후 사모님은 딸이 우주로 가버렸다고 산속에서 짐승 울음소리를 내며 딸과 교신을 한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감히 상상도 어렵지만 산속에서 우주로 가버렸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작가라 그런지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영상이 그려진듯 하였다.  다만 아쉬운점은 꽃돌이와 강무순이 그냥 그렇게 끝난게 아쉽고 강무순이 아홉모랑이를 탈출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그 후의 이야기를 펼쳐주길 바랬다.


요즘 날이 더워 시원하게 읽으려고 펼친 책이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다.





띠지를 펼치기 전에는 잘 안보이지만

띠지를 펼치고 나면 할머니와 강무순으로 추정되는 두 인물 밑에 4명의 발이 보인다.

저것이 그 소녀들의 발이 아닐까?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5. 18. 03:56


<나를 찾아줘>의 길리언 플린의 단편소설이다.  나는 <나를 찾아줘>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었다.  사이코라는 말도 아까울 정도의 제정신이 아닌 에이미며 약간 찌질하게 느껴지는 닉까지 거기 나오는 케릭터에 푹 빠져 영화까지 여러번 돌려봤다.

그 작가의 단편소설이라니!! 당연히 흥미로울 수 밖에......

단편소설이라 금방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 소재들이 이렇게 다 오싹함과 괴기스러움을 기본으로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나를 찾아줘>보다 훨씬 오싹하다. 


소설 속 '나'는 손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 손일이라는 것은 남자 손님을 상대로 수음을 하는 것.  손목통증으로 인해 손일을 그만두고 그 가게에서 점쟁이 노릇을 하며 돈 많은 손님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일을 한다.  그러면서 수전 버크라는 상류층의 여성의 의뢰를 받는다.

이 일을 계기로 큰 돈을 손에 쥘 욕심이 생긴 '나'는 수전을 그럴싸한 말로 넘어오게 만든다.  그녀의 고민은 의붓아들과 최근 이사한 집에 대한 것.  그 집은 낡고 오래된 빅토리아 풍의 저택이다.  그 곳에서 음산한 기운을 느낀다.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공포소설인가싶기도하지만, 그 이후의 반전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쪼는 맛을 느끼게한다.  특히 수전과 수전의 고민덩어리인 의붓아들 마일즈에 대해서는 반전과 반전이 있다.  그 반전속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다.


나는 언제나 옳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나'는 나의 직관과 감을 믿고 옳다고 생각한다.  정말 옳은지 옳지 않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나를 옳다고 생각하기 떄문에 옳은 것이다.


정말 짧은 시간내에 읽었다.  단편소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의 경우는 정말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작가가 담고싶은 것들을 알차게 담아낸 소설이다.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언제 또 무엇을 읽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