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5. 6. 7. 23:40

 

 

 

 

바깥세상은 메르스가 난리다.  이 찌는듯한 더위속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난민처럼 집안에만 일주일째 박혀있다.  아마 혼자였다면 이 틈을타 선풍기바람 솔솔 쐬며 책이나 읽고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텐데... 집에 인간비글과 지랄견이 있는 관계로 방콕한다고 모든 시간이 나의 것은 아닌게 된다.

그래서 책 읽을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던 이번주는 바쁘고 힘들게 보냈다.  나가고싶어하는 인간비글 달래주랴 산책가고싶어 날뛰는 지랄견 보듬어주랴... 덥고 힘든시간이었다.  부디 메르스가 한풀 꺾이길 바란다.

인종과 명종이 한권에 같이 있다.  삼전도굴욕의 인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봐온터라 익숙하지만 사실 인종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하나도 없었다.  그저 아는건 문정왕후가 효심이 지극한 인종에게 떡을 줘서 그 떡먹고 요절했다는 정도...(이 이야기도 사실의 근거는 없다고한다.) 인종은 즉위 당시 많은 조정의 관료로부터 큰 기대를 받는다.  총명하고 인자함에 있어서 준비된 군주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정도였다.  지나친 효심에서 비롯된 것일까? 부왕의 병간호를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중종의 사후에는 식사를 일절 하지 않으며 미음으로만 연명을 했다고한다.  조선시대 왕들의 하루를 보면 미음으로 버티기 힘들었을법한데 아무래도 그래서 요절한듯 싶다.  재위기간이 9개월이 채 안된다고하니 젊은 왕의 뜻을 하나도 펼치지 못하고 죽은것이다.  실록에는 어진 임금에 대한 기대로 인종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백성들이 거리를 메우고 아주 슬퍼했다고 전해진다.

인종은 따로 후사가 없었던 탓에 그 후에는 명종, 바로 문정왕후의 아들 경원대군이 그의 뒤를 잇는다.  그의 나이 겨우 열두살, 어린 나이이기에 모후인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한다.  그리하여 시작된 문정왕후의 시대.  그녀는 불교를 숭상하여 그동안 억불정책으로 일관되던 정책들을 모두 파기하고 숭불정책을 펼친다.  그와 함께 불교중흥에 힘쓴 보우라는 중도 알게 되었다.  문정왕후는 드라마나 전해지는 말로 표독스럽고 나쁘기만한 여성이 아니라 때로는 논리정연하고 때로는 조정신료보다 더 많은것을 알고 있었던 그녀였다.  아마 여성이었기에 후에 전해지 내용도 나쁜것들만 전해지는것은 아닌가 싶다. 

그녀의 수렴청정때문에 명종은 명종의 뜻대로 제대로된 정치한번 펼쳐본적이 없다.  재위기간은 길었지만 문정왕후의 수렴청정기간 그리고 그 후에도 모후의 눈치와 윤원형의 눈치를 보며 뜻대로 펼친적 없는 어떻게보면 불운한 왕이다.  문정왕후 사후에 보위에 있던 기간은 2년뿐이라니 알만하다싶다.

명종편에서는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정난정이야기도 보고, 그리고 누가 다 아는 임꺽정 이야기도 있었다.  아마 이때도 지금처럼 백성들은 살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요즘 메르스가 돌고 괴담이 생성되고 나부터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걸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늘 힘든건 돈없고 빽없는 나같은 소시민들인것 같다.  몇백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모습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