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3. 9. 29. 01:25

 

 

총 3권으로 되어있고, 페이지가 약 2000페이지 정도 되는 장편 소설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이번에 읽은 '솔로몬의 위증'이 처음이 아니다.

모방범이나 화차, 낙원같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하고 또 영화화된 소설도 접했고, 이유나 쓸쓸한 사냥꾼같은 아직은 유명세가 덜한 소설, 그리고 시대소설인 얼간이까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다 읽은것은 아니지만, 신간이나 화제작인경우에는 대부분 읽으려고 노력했다.

 

솔로몬의 위증에서도 작가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단순히 범죄나 미스테리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의 문제들을 다루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게 익숙하다.  이번 소설에서는 학교폭력, 일본의 거품경제가 꺼지기 직전의 사회문제등을 다루고 있다.  보다 신선한것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형사나, 교사 같은 성인이 아니라 중3의 학생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학교내에서 일어난 추락사고 그로 인해 동요하는 아이들, 처음에는 교장선생님을 주축으로 학부모들이 주도해나가려 했으나, 결국에는 학생들이 진실을 밝혀낸다.

 

다른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처럼 잔인한 사건은 없다.  단순히 시작은 가시와기 다쿠야라는 학생의 투신으로 인해 일어난다.  누가봐도 자살이라고 생각했던 이 사고에 고발장이라는 투서를 남긴 미야케 주리라는 여학생이 이 사건에 파도를 일으킨다.  이 고발장을 모리우치 에미코에게도 보냈으나, 가키우치 미나에게 스토킹을 당하면서 이 고발장이 학교 울타리 밖으로 나가게 되고, 그걸 모기 에츠오 기자가 취재하고 보도가 되면서 미야케 주리를 도와주던 아사이 마쓰코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서 학생들이 자기들 손으로 진실을 밝히고자 교내에서 자기들만의 법정을 만들어 진행하게 된다.

 

처음 1권과 2권에서는 사건관련자들이 너무 많이 나와 읽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본격적으로 법정싸움이 시작된 3권부터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비록 중3이라고는 하나 변호사, 검사, 판사 역을 하는 학생들에게 재미와 장난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권위가 있어보였다. 

 

마지막 3권을 덮으면서, 이 책이 이렇게 끝난게 너무 아쉬웠다.  내용이 부실하고 작가가 급히 끝내려해서 그런게 아니라, 읽는내내 친근하게 다가왔던 인물들이 이렇게 책속에만 있다는게 아쉬웠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가 너무 궁금했기때문에...

 

나에게는 미야베 미유키 작가 작품중의 최고로 뽑힐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