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7. 4. 17:03

꼬똥이를 임신하고 있을때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11시에 퇴근하는 봉봉이를 기다릴 겸,

종종 들렀던 카페가 하나 있었다.


그때당시 배가 불러왔던 나에게 늘 맛있는 레모네이드가 있었던 곳.


그 이후 출산과 육아에 찌들어 잊고 지내다 종종 지나가면서 봉봉이라 여기서 항상 기다렸지~라는 말을 했던 곳.


오늘은, 꼬똥이를 레고방에 보내고

혼자 할 수 있다는 아이를 뒤로한채 여기에와 자몽주스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몇년 전, 그 사장님도 같은 분이셨고 여전한 아늑한 분이기.



가장 나의 치명적인 단점.

먹을것이 나오면 먹기부터....

카페는 이렇게 아담하고 아늑하다. 

커피도 맛있었고 오늘 먹은 자몽주스도 맛있었고 그리고 임신했을 때 시원하게 먹던 레모네이드도 맛있었다.


<진천에 있는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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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7. 2. 17:36


어느세월에 커서 나와 커피집을 다니며 함께 느긋하게 앉아있을까.

그렇게 생각했던 과거가 무색할만큼 꼬똥이는 빨리 컸고 지금도 빨리 크고 있다.

이제는 내가 다 마실때까지 어느정도 기다릴 줄 알고,

종이와 색연필이 있으면 그림도 그려가며 시간도 보낼줄 안다.

과거, 꼬똥의 모습을보며 빨리 크라고 주문이나 외우고 있던 내 모습이 후회가 될 정도로

가끔은 아기때 모습도 많이 그립다.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7. 2. 17:32

어렸을 때

플라잉덕이 오픈한지 안되었을때 자주 갔었던것 같다.  특히 오창홈플에서 문화센터까지 다니니...

문득 플라잉덕 이야기를 하며, 가고싶다고하길래 급 차를 끌고 다녀왔다.


꼬똥이의 말은

커피집 옆에 작은 문 지나가서 엘리타고 3층.

이거슨바로 스타벅스 옆 건물 3층에 위치한 플덕을 말하는 것이었다.


플라잉덕에서 만난 5살 친구와 포켓볼도 쳐보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한 탈것도 타고,


어느순간부터 플덕에 보드게임도 있어서 앉아서 보드게임도 했다.

꼬똥이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같다.



요즘 커서 소방관이 되고싶다는 꼬똥이에게 딱 맞는 코스튬.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조용했다.

조용했어도 이것저것 앉아서 놀기 좋았고, 트램폴린도 있어서 뛰어놀기도 좋았다.


그냥 다만 오창과 내가 사는 곳이 거리가 있고 예전처럼 문화센터도 안가다보니 자연스레 발길이 뜸해졌을뿐...


나는 플덕 특유의 안락함도 좋고 바로 밑에 스타벅스도 있고, 치킨집도 있어서 시켜먹을 수 있고...

좋다.


다음에 또 가자.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6. 23. 22:15

표지에 써져있듯이 어린이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고로 그렇게 난해하거나 극심한 갈등이 있기보다는 이 책을 읽게되는 어린이들에게 위안과 생각을 던져 줄 수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하늘이는 초등학교 6학년, 신문이나 인터넷을 뒤지면 금방 뜨는 유명인사다.  연예인, 방송을 탄 수재 이런거는 아니고 의사부부에게 생후 한달쯤 공개입양되어 매년 5월과 각종 입양관련 행사에 얼굴을 비추다보니 누구나 다 아는 입양인(?)이다.  하늘이의 엄마는 정신과 의사로 각종 건강프로그램등에서 활약하는 유명의사, 아빠는 치과의사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고 다복한 가정으로 입양되어 입양가족의 표본이다.

하지만, 하늘이 마음속에는 늘 이렇게 카메라들과 수많은 관심이 부담스럽다.  과연 엄마가 인터뷰나 각종 언론매체에서 떠는는것처럼 좋은 엄마인가 정말 행복한 집인가 이런 생각과 의심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하늘이는 엄마가 위선적으로 보인다.  조금만 아프다고하면 바쁜 와중에 일찍 들어와서 여기저기 살펴보는것도 못마땅하다.  그저 이런 지나친 관심이 가슴에 있는 해마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는 어렸을때 선천적 심장이상으로 대수술을 했었고 그 수술자국이 마치 해마같다고하여 해마라고 부른다.  그래서 제목이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인듯.

하늘이의 감정 갈등은 입양부모 모임에서 알게 된 한살 어린 한강이의 가출을 기점으로 점점 고조된다.  한강이는 분명 입양사실때문에 힘들어서 가출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만난 한강이는 입양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자기 삶을 살아간다.  그 모습에 하늘이 역시 엄마의 가식적으로 보였던 모습과 할머니가 툭툭 내뱉는 한마디들이 그냥 미움, 무관심, 위선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추운 겨울, 하늘이는 할머니댁에서 방학을 보내고 할머니 댁에서 동생을 입양하겠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이 이야기에서 아이들에게 또 다른 가정의 모습을 알려준다.  임신과 출산으로 맺어지는 부모자식관계가 이니라 입양이라는 행정적인 과정으로 맺게 되는 부모와 자식이야기.  작가는 입양에 대해 꽃노래를 부르지도 않았고, 그냥 6학년 아이의 시선을 빌려 그 나이에 하는 고민에 입양이라는 조미료를 살짝 뿌렸다.  아마 하늘이가 입양가정이 아니었다면 또 다른 이유로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의심했을것 같다.

종종 이런 청소년문학, 어린이문학을 읽는 이유는 시간떼우기용도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읽으면 나의 과거의 잊었던 모습들이 기억이 난다.  그럼 나보다 어린 사람의 고민을 별거아닌걸로 치부해버리거나 나이가 좀더 많다는 이유로 어른대접을 받으려하는 꼰대같은 마인드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없어진다.  그래서 종종 어른들도 이런 책을 읽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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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6. 21. 02:00



페미니즘의 입문서와 같은 책이다.  스웨덴에서는 성평등 필독서로 쓰인다고하니 이 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인듯 하다.  나에게는 말그대로 페미니즘의 입문서로 읽은 책이다.  예전에 읽었는데 그떄 과음후 읽었던 책이라 큰 맥락이나 종종 생각나는 문장은 있었는데 뒷부분이 말 그대로 읽을땐 잘 읽었으나 기억에 남은게 없어서 다시 읽었다.  (음주 후 공부가 할땐 그렇게 잘 되다가 술 깨면 기억안나는것 처럼)

이 책을 그렇게 읽고 페미니즘 관련된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해야한다고하면 악어프로젝트와 더불어 추천하는 책이다.(이갈리아의 딸들은 실패함)

그 이유는 일단 얇다.  너무 두껍고 복잡하고 어려우면 사람들이 쉽게 읽지도 못하고 거부감부터 갖기때문에 얇다는 장점과 실제로 작가가 강연할때 말한 내용을 토대로 출판한 책이기때문에 구어체이다.(번역만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읽는 내내 특별히 어려움이나 막힘 없이 읽을 수 있고 페미니즘의 목적과 방향성 그리고 왜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하는지, 특히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당신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한다고 말을 한다. 

그녀가 말하는 바탕에는 과거의 기억속 1등이었지만 반장이 될 수 없었던 학창시절, 늘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부러움을 사던 친웨 아줌마의 이야기를 하며 친근하게 풀어간다.  여성이라는 이름만으로 참야아하고 소극적인 자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문화에서 누구나 다 동등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누구나 다 읽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한 친구 생일선물로 책교환 할때도 이 책을 추천해서 넣어버렸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알게 된 후와 전으로 나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불평등과 차별이 밑바탕으로 깔린것이라고 생각하니 수많은 단어와 사람들의 행동들이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내가 불편하다고 눈감고 모른채 할 수는 없기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공부할 것이다. 

아이에게도 가르칠것이며 남편에게도 이야기해줄것이다.

"너는 여자이니까"라는 말은 무엇에 대해서든 유효한 이유가 아니라고 거부하겠다고.   나의 진실되고 가장 인간적인 자아로 살고자 애쓰겠다고, 하지만 세상의 인정을 구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억지로 변형시키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7. 6. 12. 09:52


스프링캠프란 프로 야구ㆍ프로 축구 따위에서, 봄의 정규 리그가 시작되기 전에 집중적으로 가지는 합숙 훈련. 또는 합숙 훈련을 하는 장소를 일컫는다.  아직 인생의 서막이 다 올라가지 않은 소년, 소녀의 합숙과 같은 여행길을 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때는 1986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열다섯인 준호는 절친한 친구 규환이와 엄마의 재혼으로 상실감, 아빠에 대한 그리움 그 시기에 흔히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들로 시간을 보낸다.  엄마의 재혼으로 규환이와 더 있고싶었던 준호는 친구의 또 다른 일정에 배신감마저들고, 그 일정이 학생운동하는 그의 형 주환의 도피를 돕기 위한 것으로 추측한다.  그저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규환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규환의 부탁으로 준호가 대신 그의 형 도피를 돕기위해 여정을 떠난다.

양조장 장씨의 도움으로 무안까지 가야하는 상황.  준호는 양조장 트럭에 몰래 잠입을 한다.  하지만 그곳에는 양조장 아들 승조가 있었고 개장수의 딸 정아, 그리고 정체모를 할아버지 그것도 모자라 루즈벨트라 불리우는 사나운 검둥개까지.  그의 여정이 성공적으로 끝날지...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열다섯 소년소녀의 투닥거림과 그 베짱 허세도 귀여웠지만 학생운동을 하는 주환이의 도피라는 목적 달성이 될지 제일 걱정 되었다.  할아버지는 조금만 가면 된다된다하지만 아직 갈길은 멀어보이고 승조는 승조대로 준호의 가방이며 돈이며 다 빼앗고 준호는 덩치큰 승조에게 덤비고 본전도 못찾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속으로는 얼씨구하며 답답하기도 했다.  그렇게 열다섯 먹은 소년의 말도안되는 힘겨루기만 있었다면 이 소설이 5000만원의 고료를 받는 작품이 되었을까.

그들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 할아버지는 준호네 동네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정신병자였고, 그 역시 평범한 정신병자가 아니었다.  개장수 딸 정아도 평범한 소녀가 아니었다.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 그 아버지로 인해 다리가 불구가 된 어머니.  이미 폭력에 길들여지는 어머니에게서 도망친 언니 이야기.  언니에게 당장 가고싶지만 홀로 남겨질 엄마 걱정하는 정아의 가정사.  양조장 5대독자 승조의 힘든 인생살이.  그 안에서 모두 다 가슴속에 사연하나씩은 있었다.  

할아버지가 정신병원에 가게 된 인생 이야기는 그 시대상과 겹치며 가슴을 후벼팠다.  월규라고 이름까지 지어준 어느날 갑자기 얻게 된 딸.  그 딸의 불치병.  그러다 광주에서 총에 맞고 사망한 이야기와 젊었을때 고래잡이였다는 이야기가 겹치며, 환상적인 묘미까지 더해졌다.

결국은?

준호는 무사히 주환의 도피를 도울 수 있었다.  물론 그 도피가 계획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할아버지의 배를 타고 무사히 빠져나갔고 그 후 할아버지가 규환이네 집에 전화해서 무사하다고 알려준 그 대목은 가슴이 찡했다.  그것이 그 할아버지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신병자에 몽유병환자라곤 하지만 실상은 누구보다 바다를 잘 알고 두려워하지 않은 진정한 바다인이라고 느껴졌던 대목이다.


소년, 소녀들은 그렇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본진으로 각자 흩어진다.  그것이 내가 원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준호의 바람대로 정아는 잘 살고 있을것이며, 승조는 세종기지에서 연구를 하며 지낼것이다.  그리고 준호의 소설이 발간이 되어 그에게 남겨진 여동생의 소원대로 톨킨의 라이벌이 되길 바란다. 



내 인생에도 스프링캠프가 있었다면 그게 언제였을까.  내가 이 세상 온전히 나의 두발로 딛기 전 그 시간이 모두 스프링캠프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지금일까.  인생은 언제나 실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겪고 있는 실전들은 나의 과거 스프링캠프에서 겪은 연습들의 결과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하며 이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