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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4 미야베 미유키 - 나는 지갑이다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5. 5. 24. 23:33

 

 

 

 

미야베미유키의 작품은 빈번하게 읽는 것 같다. 이 책은 예전에 친구의 위시리스트에 있어서 생일 선물로 사준 기억이 있다. 문득 서점에서 책 구경하던 중 일본소설 코너에서 그때 친구의 생일선물로 사준 기억이 있어 무작정 집어 들었던 책이다. 이 책이 처음 우리나라에 번역으로 출간 된 해가 2007년이니 아마 친구는 그 쯤해서 읽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화자가 열명이다. 아니 열개라고 해야하나? 이야기를 전해주는 화자도 사람이 아닌 사물 지갑이다. 지갑 특성상 소유주의 경제사정부터 그외 부적같은 물건들 소중한 사진들을 넣어 다니기때문에 극히 개인적이고 한 개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개체가 아닐까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의 화자는 지갑 소유주뿐 아니라 주변인들과의 대화 또 그로인한 소유주의 반응을 세심하게 묘사한다.

 

차에 깔려 뭉개진채로 발견된 모리모토 류이치의 죽음으로 인해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번째는 형사의 지갑. 그의 죽음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는 그의 주변이야기를 얘기해준다. 무리한 대출로 집을 간간히 유지하고 있지만 실로 지갑이 가볍다 못해 안쓰러운 형사이다. 사건의 중요 목격자로부터 돈을 받고 매수될뻔 하지만 형사라는 자존심만큼은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에 그 돈 마저 거절하는 배태랑 형사이다.
두번째는 모리모토 노리코가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그녀에게 접근해 금품을 뜯어내는 공갈꾼 미치코의 지갑이다. 원래 그녀의 지갑은 아니었다. 화려하고 천박스럽게 생긴 그녀의 지갑은 그녀가 의문의 인물에게 살해됨으로써 버스 안내양의 손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천박스럽고 싸구려 지갑에 들어있던 미치코가 노리코를 협박해 뜯어낸 에메랄드 목걸이도 그녀의 수중으로 들어가게 된다.
세번째는 중학생 고미야 마사키의 지갑이다. 그저 사춘기에 접어든 마사키의 이야기는 사건과 거리가 있어보였다. 하지만 마사키의 이모 사나에의 결혼 그리고 이모부가 될 쓰카다에게 묘한 두려움이 느껴지고 그는 사나에 이모에게 큰일이 닥칠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네번째는 탐정의 지갑이다. 2년전 상처한 그는 부인과 비슷한 분위기의 사나에의 의뢰를 받은 탐정이다. 사나에는 남편에게 여자가 있으며 뿐만 아니라 남편이 자기를 죽일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에 탐정을 찾아 온 것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하네다 공항 근처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다섯번째는 두번째 공갈꾼의 지갑을 주웠던 버스 안내양의 지갑이다. 그녀는 아주 순진하고 착하다. 단순히 그 지갑을 주웠고 거기 안에 있는 에메랄드 목걸이를 가지고 있을 뿐 인데 이유모르게 누군가에게 미행을 당하며 불안감에 시달린다. 우연치 않게 살해당한 미치코의 시신을 찾게 된다.
여섯번째는 죽은 이의 지갑이다. 졸음운전으로 저세상으로 간 요시오의 지갑이다. 그는 죽었으나 그의 지갑은 그의 애인의 손에 있다. 그는 요시오의 죽음이 쓰카다 가츠히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믿으며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범인은 망상증에 시달리던 그녀였다. 극히 사소한 오해로....
일곱번째는 옛친구의 지갑이다. 쓰카다 가츠히코의 옛친구인 미야자키 유사쿠 교사를 하고있다. 학창시절 혼자였고 말까지 더듬어 친구가 없었던 유사쿠에게 유일한 동무였던 개 데쓰였다. 하지만 데쓰가 죽자 그를 같이 묻어주고 위로해주던 쓰카다 가츠히코였다. 그래서 결코 그는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친구가 아니라고 단언하며 매일 와이드쇼를 보고 녹화까지하며 관심있게 지켜본다.
여덟번째는 증인의 지갑이다. 곧 맞선을 보고 결혼을 앞둔 아가씨이다. 역시 사건과 무관해보이지만 그녀는 후에 쓰카다의 알리바이 증언을 해줌으로 인해 쓰카다의 혐의를 벗게 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아홉번째는 부하의 지갑으로 첫번째 지갑의 주인이었던 형사의 부하이다. 그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점점 풀려가는 듯 하다.
열번째는 범인의 지갑이다. 당연히 쓰타다 가츠히코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제3의 인물이었다.

 

지갑이라는 사물을 통해 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었다. 10개의 지갑의 이야기라 다소 등장인물이 많아서 사건과 관계가 있나 싶으면 여기저기서 연결되는 고리가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게 했다. 요즘같이 날씨가 덥고 끈적이는 날이면 이런 미스테리 범죄소설이 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