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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14 조커와 나 - 김중미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5. 6. 14. 23:42

 

 

 

예전에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는 책이 있었다. 당시 아빠가 서점에서 사주셔서 동생과 함께 읽었던 기억이 있다. 머나먼 추억속에 있었던 그 책을 지은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작가라는 사실이 재미있다.

 

폭력에 대한 다섯 가지의 이야기이다. 폭력이 청소년 십대 아이들 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아이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학교폭력, 가정폭력 뿐 아니라 학교내에서의 교칙 그리고 재개발 이름으로 아이들의 가정과 꿈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이야기까지 뭐 하나 편하게 사는 아이들이 없었다.
<조커와 나>는 첫번째 이야기이다. 장애인 정우와 그의 도우미 선규 그리고 반에서 조커라 불리며 섣불리 건들지 못하는 조혁 세명의 중학생 이야기이다. 가슴이 아팠던건 정우가 몸은 불편했지만 꿈이 있던 소년이었고 그 꿈이 불편한 몸이 올가미가 되어 이루지 못하고 별이 되었다는게 가슴이 아팠다. 마지막 정우의 일기장에 남아있던 단편소설은 정우가 그토록 꿈꾸던 미래였다는게 슬펐다.
<불편한 진실>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선택과 수많은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교칙이라는 미명아래 탄압 당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흡사 나의 중학교시절이 떠올랐다. 귀밑3cm 검은양말 남색양말만 되고 상표도 일정크기이상 크면 안되고... 그때의 숨막혔던 교문앞을 생각하면... 나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교문 앞 풍경을 알게하고 겪게하고 싶지 않다.
<꿈을 지키는 카메라>는 용산대참사가 생각난다. 수많은 사람들이 재개발때문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목숨을 빼앗겼던 안타까운 사건이.... 아람이는 만둣집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부모님 밑에서 자라왔다. 백년 전통의 만둣집이 꿈이었지만 재개발때문에 아빠는 감옥가시고 그 덕에 선생님이 꿈이었던 언니는 독해지며 돈과 힘이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아람이는 언니를 보면 슬퍼진다. 문득 나 역시 아이에게 돈과 힘이 있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던 모습이 생각나며 부끄러워 졌다. 어른들의 경제와 힘의 논리로 아이들이 상처받는 모습이 그려지는 이야기가 가슴이 아팠다.
<주먹은 거짓말이다>는 가정폭력을 그렸다. 아빠의 폭력앞에 무기력한 엄마와 점점 아빠를 닮아가는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힌 이석의 모습을 그렸다. 어디보다 편해야 할 가정이 폭력의 온상이고 또 그렇게 맞는 아이에게 무관심한 교사의 모습이 너무 현실감이 넘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내게도 날개가 있었다>는 왕따와 학교폭력을 소재로한 단편 소설이다. 제일 마지막이었고 무엇보다 학교폭력의 무시무시함을 직접경험을 통해 알고있어서그런지 많이 여운에 남는다. 내가 원하는 통쾌한 결말은 없었다. 그저 자살한 수진이가 안타까웠다. 반성하는 상미를 기대하는건 현실에서 마찬가지인것 처럼 어불성설이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게 슬프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십대의 모습을 본 나는 문득 그때의 나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그때가 좋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