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3. 11. 19. 00:44

 

 

 

The moment.

잠시, 순간이라는 뜻의 제목인 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의 작품은 다섯번째로 읽은 작품이다.  모멘트 전에 읽었던 '위험한 관계'에서 약간 한 작가의 책을 너무 읽다보니 질리는 느낌을 받았다면, 지금 이 작품에서는 그 질림을 극복한 느낌이다. 

 

표지에 깨진듯한, 허물어진듯한 벽을 사이에 남녀가 등을 대고 서있다.  남자의 모습에 비해 여자의 모습은 어둡고 뚜렷한 형태도 보이지 않는다.  모멘트라는 제목으로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말하고 싶었을까?

 

여행기를 쓰는 작가 토마스는 현재 가정에도 그리고 부인에게도 큰 사랑이나 아쉬움없이 그냥 현재를 살아가는 남자이다.  가끔 현실과 가정에서 도피하고 싶으면 작가의 임무 핑계로 여행을 가는 그런 사람.  그런 그에게 어느날 '페트라'라는 이름으로 온 소포가 왔다.  그럼과 동시에 토마스는 젊은 시절의 과거를 회상한다.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었던 독일의 과거.  토마스는 두번째 작품을 베를린의 여행으로 잡고, 베를린으로 떠난다.  거기서 페트라를 만나게 되고, 서로 알수없는 이끌림에 이끌려 불꽃같은 사랑에 뛰어들게 된다.  사랑을하고 알면 알 수록 페트라의 가슴아픈 과거를 알게되고 그러면서 토마스는 더욱 더 페트라를 사랑하게 된다.  토마스 역시 지금까지는 어떤 여자에게도 이런 사랑을 느껴본적이 없었으니, 페트라의 닫힌 마음을 토마스가 토마스의 사랑따위는 몰랐던 그 가슴을 페트라가 데워주었다.  둘은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고 미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되었지만,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영영 헤어지게 된다.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모멘트도 이 순간일 것이다.  토마스가 페트라와의 마지막 만남을 그렇게 선택해 그 후 토마스는 토마스의 자리로 페트라는 페트라의 자리로 돌아가 각자 베를린 장벽을 사이에 두고 지낸것처럼 그 순간 순간을 말하는 것 같다. 

 

지금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있다.  그래서 동독과 서독의 이념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차이등이 소설속에서 나올때 남얘기 혹은 먼 옛날의 과거일 같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소재의 영화, 드라마, 소설등이 많이 나와있는데 이런 배경이 남과 북이 아닌 동독과 서독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의 과거의 배경으로 알게 되니 참 신선하다.

 

순간의 연속이 쌓이고 쌓여 삶이 되듯이, 나의 이런 순간이 그냥 지나가는 순간이 아니라 앞으로 나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인것 같다.

 

 

이 모든 것의 한가운데에.......

순간이 있다.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려 주는 순간.

우리는 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주 짧은 찰나라도 순간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까?

『더글라스 케네디 저, 모멘트에서

'나혼자.... >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종차별 야만의 색깔들(20131214)  (0) 2013.12.15
어떤 솔거의 죽음(20131203)  (0) 2013.12.15
지식e Season2(20131031]  (0) 2013.10.31
위험한 관계(20131027)  (0) 2013.10.29
2013년 9월의 독서 목록  (0) 201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