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8. 10. 26. 17:39

 

 

최근들어 한국 단편소설 중 추천이 많은 책이다.  내가 종종 가는 커뮤에서도 소설이야기가 나오면 꼭 나오는 작가.  또 최근에 신작출간도해서 그런지 더욱 많이 들려오는 이름과 책.

 

총 7편의 중단편으로 묶여있다.  유독 조부모님이 많이 등장한다.(찾아보니 작가가 의도한건 아니라고한다,) 

 

이 책의 첫 작품으로 등장하는건 역시 책 제목인 <쇼코의 미소>다. 

한국으로 교환학생온 쇼코와의 이야기.  거기에 할아버지까지 나오면서 내 감정에 뼈를 때리는 기분이다.  학창시절 쇼코는 늘 밝고 활기차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일본으로 찾아간 쇼코는 보잘것 없는 그런 사람이었고 다시 나는 별볼일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간단한 이야기지만 쇼코와 할아버지의 관계도 그렇고 주인공의 이야기도 그렇고 특별한 이야기의 진전없이 흘러가는 인생을 느끼게 해주었다.  내가 알고 있는 타인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듯 나 역시 전부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 변하고 바뀌고 무언가를 향해 나가지만 결국 혼자남는다.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외에

독일에서의 투이네 가족과의 이야기를 다룬 <신짜오신짜오>, 누군가를 위로해준다는게 어떤건지 그 위로가 남겨진 쓸쓸함이나 박탈감을 그린 <언니, 나의 작은 순애언니>

그리고 봉사활동하는 수도원에서 만난 젊은 청춘 이야기 <한지와 영주>

러시아로 날아가 선배의 흔적을 찾으며 함께 했던 노래를 회상하는 <먼 곳에서 온 노래>

교황을 보러 상경한 엄마와 딸 미카엘라 이야기.  그 속에 있는 세월호 이야기 <미카엘라>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가 중국으로 훌쩍 떠난 손녀를 그리워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비밀>

 

 

책 뒷편 심사평에도 나와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했던 점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사람은 대부분 여자라는것이다.  <한지와 영주>에서 한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여성이고 <쇼코의 미소>에서도 나온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사람이라기보단 쇼코와 주인공의 이야기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이 회자가 되는게 아닐까싶다.

 

나는 앞으로 이런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책 뿐 아니라 드라마도 예능도 남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자가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 바람이 작가의 바람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여성의 바람일것이다.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8. 10. 24. 22:37

 

 

 

2018년 10월 4일 목요일.

前픽업선생님을 만났다.  나의 임신을 누구보다 축하해주셨던 분이었고 무엇보다 매번 선생님과 만나서 웃고 떠드는 그 시간이 즐거웠던지라 약속을 잡고 만났다.  매번 나를 사주셨는데 오늘은 제가 사겠다며 쌀국수도 먹었고, 2차는 커피한잔 하러가자며 데리고 가주신 "타르티"

이 동네 살면서 나는 여기에 이런곳이 있는줄도 몰랐다.

내부사진은 없지만 깔끔한 흰벽에 간단한 소품 몇가지가 갤러리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아인슈페너 선생님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키셨고 그 외에 티르마스타르트와 호두타르트를 시켰다.  맛있었다.

 

위치는 양우내안에 아모리움 후문쪽인것 같은데 다음에 봉봉이랑 같이 가봐야겠다.

 

 

posted by 날아라곰순이 2018. 10. 24. 21:27

 

 

페이스북 페이지 중 <책끝을 접다>라는 페이지가 있다.  이 페이지에서 책을 소개를 해주는데 그 소개글을 보다보면 모든 책이 다 재미있어보인다.  이 책 역시 그 페이지에서 알게 된 책이다. 

 

입주가 시작되었으나 실제 거주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한적한 멘션에 여자의 사체가 발견된다.  비닐시트 안 알몸의 시체가 입에 쇠갈고리가 꿰여진채 메달린 상태로......초등학생 아이가 쓴 글씨체로 적은 종이 한장도 발견된다.

<오늘 개구리를 잡았다.  상자에 넣어 이리저리 가지고 놀았지만 점점 싫증이 났다.  도롱이 벌레 모양으로 만들어보자.  입에 바늘을 꿰어 아주아주 높은 곳에 메달아보자.>

이 끔찍한 종이 한장으로 경찰도 물론 엽기적 사건이 발생될때마다 날뛰었던 언론도 얼어붙는다. 

1.  매달다

2.  으깨다

3.  해부하다

4.  태우다

5.  고하다

 

이렇게 나누어져 있는 이 책에서는 사건도 목차 순대로 진행이 된다.  첫번째 발견된 사체에서는 매달다.  그 이후엔 폐차장에 유기해 폐차와 함께 으깨지는 시신등... 진행되는 사건만 보자면 매우 잔인하고 자극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단순히 잔인한 범죄에 대한 묘사뿐 아니라 읽는내내 한번 생각해볼 문제를 제시한다.

 

연쇄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일본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무한한 공포가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범인이 남기는 이상한 쪽지로 인해 범인은 정신이상자일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그로인해 사람들은 정신이상자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DB를 오픈하라고 경찰측과 의사측을 압박하고 심지어 경찰서까지 찾아와 난동을 일으킨다.  뿐만아니라, 이런 과정중에 정신이상자로 범죄전과가 있는 사람들이 여럿 용의자에 오르고 사람들의 의심도 한몸에 받게된다.

 

현재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논란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 일어난 사건 하나가 많이 생각이 났다.  젊은사람이 한사람의 범죄로 인해 세상을 떠났고 사건의 용의자의 동생역시 이 사건에서 많은 의견이 있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심신미약으로 감형이 되고 이런식으로 논란이 계속 된다면 오히려 유사한 질병을 가진 진짜 힘들고 고통받는 환자들이 오히려 잠재적 범죄자라고 낙인이 찍히고 오히려 애꿏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나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것 뿐 아니라 이야기속 반전이 여러차례 있어서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다소제목이 자극적이지만 이런류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p342.

여론은 대부분 그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심신 상실자라는 감정 결과만으로 그 소년을 용서하려고 했어요.  여론을 따라서 1심도, 그리고 고등 법원도.  검찰 측이 내린 '재감정 불필요'라는 판단도 잘못됐지만 그보다 소년의 교활한 연기와 거짓 감정, 그리고 비열한 법정 진술이 진실을 왜곡시켰습니다.  항소 기각 뒤 열린 기자 회견에서 그 변호사는 파렴치하게도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보복 감정을 극복했다고 떠들었습니다.  여론도, 법조계도 형사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소년의 건전한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그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람을 잡아먹은 짐승을 다시 들판에 놔주는 일입니다.  들판에 놔주라고 외친 사람은 그 짐승과 나란히 살아가는 공포를 느낄 의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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